패키지여행 많이들 다니시죠?

저는 학교, 동아리, 친구들 등등으로는 여행을 많이 가보았지만 패키지여행은 처음이었어요.

이번에 기회가 생겨서 패키지로 동유럽을 다녀왔는데요. 제가 자유로 다녔던 여행도 좋았지만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곳과, 풍부한 경험들을 눈과 귀에 담아 올 수 있어서 참 좋았던 거 같아요. 앞으로도 패키지여행 자주 이용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여행 처음부터 아찔한 경험을 했어요.. 흑흑..

대한항공으로 인천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직항을 탔어요.

좌석은 맨 뒷자리로 선 예약~!

비행기 꼬리 부분에 타니까요.. 비행 내내 웅웅웅~~~ 소리는 시끄러웠지만.. (귀마개하면 끝!)

양쪽으로 화장실이 2개나 있고, 좌석도 3칸이 아닌 2좌석이라 장거리 이용할 땐 화장실 가기도 편해요

화장실이 2개가 있어도 화장실 냄새가 앞으로는 안오더라구요. 중간에 있는 화장실 보다는 내부도 훨씬 넓었구요.

좌석과 화장실 사이에 공간이 꾀 넓어서 허리 앞으신 분들은 잠깐 서서 스트레칭도 하시더라구요 ^^

의자를 뒤로 확 누워도 뒷 사람 신경쓸 필요도없으니.. 이자리 나름 꿀자리 맞죠^^?

낮 12시 비행이어서 집에서 출발 전 아침도 먹고, 공항 편의점에서 삼각김밥도 먹고, 기내에서 간식으로 주는 신라면 한 사발 하고, 기내식도 2번이나 남김없이 기분 좋게 잘 먹었지요.

들떠서 그런기 계속 먹을꺼에 손이 가더라구요

오후 6시가 넘어서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

가이드님도 만나고, 패키지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과 45인승 리무진버스에 탑승해서 이제 호텔로 들어가 잠만 청하면 잘 마무리되는 여행 첫날!!

아 들뜨다 들떠 ^^ 쉰나~~

가이드님이 앞으로 3시간 고속도로를 타고 갑니다!!

다들 첫날이라 버스 앞 좌석에만 앉으셨네요. 맨 뒤도 생각보다 편합니다.

우리 빨리 숙소에 도착하고, 내일은 프라하 출발을 위해 일찍 기상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버스는 공항을 빠져나왔는데..

아 갑자기...

하루 종일 내가 먹었던 모든 것들이.. 아.. 꾸르륵.. 미쵸미쵸..

이제 출발인데.. 화장실 가게 내려달라 할 수도 없고,

참자 참자.. 3시간만.. ㅠㅠㅠ 참자

내가 왜 패키지를 왔지 ㅠㅠㅠ 아.. 다신 여행 다니지 말아야지.. ㅠㅠㅠ 아.. 집에만 있자 ㅠ

아까 가이드님의 말로는.. 뒤에는 사람들이 안 앉았다는데..

봉다리 들고 뒤로 갈까? 순식간에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ㅠㅠㅠㅠ 봉지도 없으면서... ㅠㅠㅠ

잠자자.. 잊자.. ㅠㅠ

그렇게 1시간 반을 모두들 잠든 버스.. 껌껌한 버스에서 전 혼자서 지옥을 오갔어요.ㅎㅎㅎ

여기서 큰일 내면.. 앞으로 남은 일정.. 이 사람들 어떻게 얼굴 보나 ㅠㅠㅠ

그러다 결국 도저히 큰 일 낼 거 같아서.. 가이드님께 배가 아파요 ㅠㅠㅠ 라고 말했어요.

다행히 경험이 많았던 가이드님이 기사님께 이 멀 전시유~~~라며 가까운 휴게소에서 멈추기로 했어요.

이 쉬운 걸 왜 난 말을 못 했을까..? 이제 곧 내리겠지..

가이드님이 버스 안의 불을 밝히고, 마이크를 드시더니

유럽의 화장실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난 돌겠는데 ㅠㅠㅠ

유럽의 화장실은 대부분 유로입니다. 70센트~1유로까지 다양합니다.

10일 정도의 여행 기간 동안 화장실 비용만 우리나라 돈으로 2~3만 원 정도 쓰신다고 보면 됩니다.

지금 휴게실 화장실을 들릴 예정입니다. 모두 다 오늘 도착해서 동전이 없으실 거예요.

지폐로 가장 작은 5유로를 휴게소에서 간단한 간식을 구입 후 교환해서 이용하시면 됩니다.

라고 멘트를 하신 뒤 급한 저만 본인이 가지고 계셨던 동전으로 바꿔주셨어요.

드디어 휴게소 도착..!!

뒤에 30명이 넘는 손님들에게 말로만 설명드리곤, 가이드님은 저와 함께 뛰기 시작했어요. ㅠㅠㅠ 민망 ㅠㅠ

그런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야 한다는 말에..

가이드님 ~~ "저 죽어요 ㅠㅠ" 순간 나무 뒤라도 찾고 싶었지만.. 유럽은 참 평야만 있더라고요..

그렇게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무작정 돈을 넣고 들어갔는데.. 아..

남자 화장실.. 아 몰라.. 나 죽어..ㅠㅠ

그리고 들어갔는데 나도 모르게 처음 보는 신문물 버튼을 눌렀어요. 화장실 커버 소독 버튼!!!ㅠㅠㅠㅠ

변기 커버가 삐어 이익~하며 천천히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를 도는 거예요..

내 머리 돌고요~~~ 멈춰!멈춰줘!!

나도 모르게 또 한번 처음보는 버튼을 누르고~~ 악~~~!!

그 급한와중에 휴지 깔고~~ 그렇게 하얗게 불태웠죠.

외국인 아저씨들 목소리는 들리지만.. 한국 사람들 목소리가 없을 때.. 쓰윽!!

아 세상이 바뀌더라고요.. ^^

가이드님은 세상 따뜻한 분이셨구나~~

여행은 참 좋은 거야~~ ㅎㅎㅎ

그리고 버스에 탑승했는데.. 기사님이 출발을 안 하시는 거예요

유럽의 기사님들은 안전운전을 위해 한번 시동이 꺼지면 무조건 45분인가? 그 이후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는 교통법규가 있다고 하네요.

아 내가 무슨 짓을 한건가..ㅠㅠㅠ 죄송해요.. 손님들 ㅠㅠㅠ 마음속으로만 이렇게 빌고 빌었어요.

시간이 흘러 버스는 다시 출발~! 호텔 10km를 남겨두고~

버스가 또다시 멈췄어요. 밤 23시가 넘었는데요.

앞에 거대한 걸 싣고 가는 차가.. 커브를 꺾지 못해서 꼼짝달싹 못하는 상황~~ 이 커브만 꺾으면 호텔이 코앞인데..

무인 호텔을 마지막으로 지키고 있는 할머니는 목이 빠져라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원인은 바로바로~~ "풍력발전기의 팬"

교통 체증을 피해 늦은 밤 저 날개를 이동 중.. 저희 버스 앞을 가로막은 거죠..

여행 첫날밤.. 저 날개를 만날 거라 누가 상상했을까요? 아찔~~~ㅠㅠ

내가 화장실만 안 갔어도.. 모두들 지금 꿈나라였겠죠.. 앙 지금 생각해도 죄송 죄송합니다.

그렇게 몇십 분을 기다리고야 뚫린 도로~

이제 아무 일도 없이 호텔로 들어가서 쉬어야지~

다시 출발한 버스 안에서 가이드님의 멘트~~

유럽의 관광버스 교통법규에는.. 안전운전을 위해 기사님들의 충분한 휴식이 보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시동이 꺼지며 정해진 시간까지는 시동을 켜면 과태료 대상이라고 합니다.

오늘 12시 전에 도착했으니.. 내일 출발은 8시!!

아 한번 딜레이 되니 쭉 딜레이 되는구나~~

앞으로 남은 날에도 이런 딜레이의 경험은 쭉 되었답니다.

이젠 정말 호텔에 들어가 자고 싶다..

룸 키를 받았는데.. 비몽사몽 0층이라니 이건 뭐지?

유럽의 엘리베이터는 1층부터 카운터가 아니라 0층부터 카운터가 된다네요.

첫날부터 많은 걸 경험한 하루..

독일 밤은 10월 초인데 왜 이렇게 추웠을까요? 마음이 추워서 그랬을까요?ㅎㅎㅎ

시차 없이 제발 푹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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